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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손자병법 지형편 1] 전쟁의 무대, 지형을 읽는 법

by moonjaseup 2025. 5. 8.
목차

▣ 들어가는 말: 지형을 모르면 싸움도 시작하지 마라


▣ 본문


▣ 마무리: 결국 삶도 전장이고 우리는 매일 지형 위에 선다

[손자병법 지형편 1] 전쟁의 무대, 지형을 읽는 법
전쟁의 무대, 지형을 읽는 법


▣ 들어가는 말: 지형을 모르면 싸움도 시작하지 마라

살다 보면 꼭 전쟁터 한가운데 서 있는 것 같은 날들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누군가와 경쟁해야 하고,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이하기도 하며, 어떤 길로 가야 할지 갈피조차 잡히지 않는 순간.
이럴 땐 무엇보다 상황을 정확히 ‘읽는 눈’이 필요합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땅이 평지인지, 늪지인지, 낭떠러지인지 말입니다.

《손자병법》은 고대 중국의 전쟁 전략서지만 오늘날에도 리더와 전략가, 심지어 일상의 작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빛나는 지혜를 전해줍니다. 그중에서도 지형편(地形篇)은 전쟁의 판도를 결정짓는 ‘땅의 조건’을 어떻게 읽고, 어떻게 활용할지를 알려주는 핵심입니다.

손자는 여섯 가지 지형—통형, 괘형, 지형, 애형, 험형, 원형—을 제시하면서 각각의 땅이 지닌 특성과 그에 따른 전략을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단순히 “어디서 싸울 것인가”에 그치지 않고 언제 나아가고 언제 물러서야 하는지, 유리함과 불리함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상대를 어떻게 유인하고 피할 것인지에 대한 실전 지침을 담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칼과 창 대신 말과 데이터로 싸우는 시대일 뿐 지형을 읽는 능력은 여전히 절대적인 무기입니다.
고전 속 지혜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길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손자병법 지형편의 핵심을 함께 읽고, 그 전략을 오늘의 삶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 탐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 본문

1. 원문과 해석: 손자가 전하는 여섯 가지 지형

 

■ 원문

孫子曰, 地形者, 有者, 有者, 有者, 有者, 有.
손자왈, 지형유통자, 유괘자, 유지자, 유애자, 유험자, 유원자
我可以往, 彼可以來, 曰, 通形, 先居高陽, 利糧, 道以戰則利.
아가이왕, 피가이래, 왈통, 통형자, 선거고양, 이량도, 이전즉리
可以往, 難以返, 曰.
가이왕, 난이반, 왈괘

掛形, 敵無備, 出而勝之, 敵有備, 出而不勝, 則難以返, 不利.
괘형자, 적무비, 출이승지, 적유비, 출이불승, 즉난이반, 불리

我出而不利, 彼出而不利, 曰, 支形, 敵雖利我, 我無出也, 引而去之, 令敵半出而擊之, 利.
아출이불리,피출이불리, 왈지, 지형자, 적수리아, 아무출야, 인이거지, 영적반출이격지, 이
隘形, 我先居之, 必盈之以待敵. 若敵先居之, 盈而勿從, 不盈而從之.
애형자, 아선거지, 필영지이대적, 약적선거지, 영이물종, 불영이종지
險形, 我先居之, 必居高陽以待敵, 若敵先居之, 引而去之, 勿從也.
험형자, 아선거지, 필거고양이대적, 약적선거지, 인이거지, 물종야
遠形, 勢均, 難以挑戰, 戰而不利.
원형자, 세균, 난이도전, 전이불리
凡此六者, 地之道也, 將之至任, 不可不察也.
범차육자, 지지도야, 장지지임, 불가불찰야

 

■ 해석:

손자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전쟁터의 지형은 여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통형: 우리도 갈 수 있고, 적도 올 수 있는 지형. 유리한 위치(높고 양지바른 곳)를 먼저 점하고, 보급로를 잘 확보하면 싸움에서 유리하다.
  • 괘형: 나아가기는 쉽지만 돌아오기는 어려운 지형. 적이 준비되지 않았을 때는 공격해서 승리할 수 있지만 준비된 적을 맞서면 패배하고 퇴각도 어렵다.
  • 지형: 서로가 나아가기에 불리한 지형. 유인 작전을 통해 적이 반쯤 나올 때 공격해야 유리하다.
  • 애형: 좁고 막힌 지형. 먼저 점령하면 병력을 가득 채워 방어하고, 적이 먼저 점거했더라도 병력이 적으면 따라가도 되지만 충분하면 추격하지 말아야 한다.
  • 험형: 험하고 위험한 지형. 먼저 점하면 유리한 자리를 선점할 수 있지만, 적이 선점했을 경우엔 싸우지 말고 물러나야 한다.
  • 원형: 양측이 비슷한 위치에 있는 지형. 전투를 걸기 어렵고, 싸워도 이익이 적다.

이 여섯 가지 지형은 모두 장수가 전장을 읽고 판단하는 데 꼭 알아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2. 현대적 해설: 지금, 우리는 어떤 지형에 서 있는가?

지형편은 단순히 전쟁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기업의 확장, 조직 간 경쟁, 개인의 커리어 전환 모두 '지형'을 살피는 문제입니다.

  • 통형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지만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는 환경입니다. 이럴 때는 유리한 조건(높은 브랜드 가치, 빠른 유통망)을 선점해야 합니다.
  • 괘형은 리스크가 높은 투자, 새로운 도전입니다. 진입은 쉽지만 철수가 어려운 분야로 준비 없는 진입은 회복이 어렵습니다.
  • 지형은 서로 공격하기 애매한 상태, 즉 ‘눈치 싸움’의 국면입니다. 이럴 때는 유인과 타이밍 전략이 중요합니다.
  • 애형은 좁은 시장이나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 먼저 선점하면 절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리한 추격은 금물입니다.
  • 험형은 내부 갈등이나 구조적 위험이 있는 조직 상황입니다. 섣불리 돌입하지 말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 원형은 경쟁이 팽팽하게 균형 잡힌 상태입니다. 괜히 먼저 움직였다가 손해 볼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지형편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지형에 서 있는가?"


3. 실제적 사례: 스타트업 창업의 지형 읽기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는 A씨는 헬스케어 앱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시장은 이미 큰 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통형’ 지형입니다. A씨는 이 상황을 이해하고 기존 서비스가 놓치고 있는 틈새 수요(예: 노년층 맞춤형 기능)에 집중하기로 합니다. 이로써 그는 ‘높고 양지바른 곳’—선점 가능한 유리한 위치—를 찾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반면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고 코인 시장에 무턱대고 진입했다면 그것은 ‘괘형’입니다. 돌아올 수 없는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형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싸움에 이기기도 전에 지는 법입니다. 반대로 지형을 잘 읽는 자는 싸우지 않고도 승리를 만들어 냅니다.


▣ 마무리: 결국 삶도 전장이고 우리는 매일 지형 위에 선다

우리는 매일 선택의 기로 앞에 섭니다.
그것은 누군가와의 경쟁일 수도 있고 나 자신과의 싸움일 수도 있습니다.
직장에서의 갈등, 인간관계에서의 오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들…
그 모든 순간이 하나의 ‘전장’이자, 내가 딛고 선 ‘지형’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자주 내가 지금 어떤 지형에 서 있는지를 진지하게 바라보았을까요?

‘왜 나아갔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가 나아가야 할 곳인가?’를 묻는 것입니다.
이 질문을 던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전략적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손자는 '통형'에서는 선점하라 하고 '괘형'에서는 경계하라고 합니다.
'지형'에서는 유인하고, '애형'에서는 기다리라 하며, '험형'에서는 물러나라 하고, '원형'에서는 싸움을 삼가라 합니다.
이 짧은 문장들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너무도 단순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너무도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대부분 ‘감정의 지형’ 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분노가 밀려올 때, 억울함이 올라올 때, 조급함이 앞설 때 — 우리는 이성적인 판단보다 감정에 끌려 싸움을 선택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손자의 지형편은 조용히 속삭입니다.
“지금 여기가 싸워야 할 땅인가?”
“지금이 물러나야 할 순간이 아닌가?”

이 고요한 물음이 우리에게 싸우지 않고 이기는 삶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실패를 피하는 삶이 아니라 실패로부터 돌아올 수 있는 삶.
매번 이기려는 삶이 아니라 꼭 이겨야 할 때를 아는 삶.

손자병법 지형편은 결국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준다.

"삶을 전략으로 바라보라.
그리고 어떤 싸움도 지형을 알지 못하면 시작하지 마라."

 

그러니 다음에 감정이 앞서는 순간, 다음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 다음에 싸움을 걸고 싶어지는 순간—
잠시 멈추고 생각해 봅시다.
"나는 지금 어떤 지형 위에 서 있는가?"

그 질문이 우리들의 인생에서 불필요한 싸움을 줄여주고 진짜 중요한 승리를 위한 길로 안내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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