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들어가는 말: 칼이 아닌 '쌀'이 승부를 가른다 – 전쟁의 본질을 다시 묻다
▣ 들어가는 말: 칼이 아닌 '쌀'이 승부를 가른다 – 전쟁의 본질을 다시 묻다
전쟁을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붉게 물든 전장, 깃발을 들고 돌진하는 병사들, 긴장감이 맴도는 전략 지도. 그러나 손자병법은 이 모든 이미지의 뒤편,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경제와 자원’의 문제를 먼저 짚습니다.
역사를 보면 전쟁에서 패한 국가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내부의 재정이 먼저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외부와의 싸움보다도 더 무서운 것은 내부의 소모, 끝없이 이어지는 보급의 고갈, 그리고 백성의 피로입니다.
이제껏 우리는 ‘누가 더 강한 무기를 가졌는가’에만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전쟁에서 승리한 리더들은 단순한 무력보다, 자원을 어떻게 아끼고 조달했는가, 병사들의 사기를 어떻게 유지했는가에 집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손자병법 ‘작전편’의 마지막 내용을 바탕으로, 전쟁의 전략뿐 아니라, 현대 사회, 기업 경영, 개인 삶에까지 통용될 수 있는 지혜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이제 전쟁은 더 이상 총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곧 우리의 살림살이와 삶의 전략이기도 하니까요.
▣ 본문
1. 원문과 해설
원문 (작전편 3)
力屈財殫, 內虛於家, 百姓之費十去其七. 公家之費, 破車罷馬, 甲胄弓弩, 戟楯矛櫓, 丘牛大車, 十去其六. 故智將務食於敵, 食敵一鍾, 當吾二十鍾, 芑稈一石, 當吾二十石. 故殺敵者, 怒也, 取敵之利者, 貨也. 故車戰, 得車十乘以上, 賞其先得者, 而更其旌旗, 車雜而乘之, 卒善而養之, 是謂勝敵而益强. 故兵貴勝, 不貴久. 故知兵之將, 民之司命, 國家安危之主也.
力屈中原,
(역굴중원)
內虛於家,
(내허어가)
百姓之費十去其七.
(백성지비십거기칠)
전쟁으로 힘이 빠지고 재산이 다하여,
귀족들의 가세는 안에서 텅 비게 되며,
백성들의 재산은 열 중 일곱이나 사라진다.
🔎 해설: 전쟁은 단순한 군사 행동이 아닌 국민과 국가의 '총체적 자산'을 소모하는 행위입니다. 이는 단기적 자원 소진이 아니라, 장기적 생존 문제로 이어집니다.
公家之費, 破車罷馬,
(공가지비, 파차피마)
甲胄弓弩, 戟楯矛櫓, 丘牛大車,
(갑주궁노 극순모로 구우대차)
十去其六.
(십거기륙)
정부의 재정은 수레와 말이 부서지고,
무기와 방패, 수레와 가축의 징발로 열 중 여섯이 사라진다.
🔎 해설: 군수물자의 소모는 상상 이상으로 크며, 지속적인 보급이 없다면 국가의 기반부터 무너집니다.
故智將務食於敵,
(고지장무식어적)
食敵一鍾, 當吾二十鍾,
(식적일종 당오이십종)
芑稈一石,當吾二十石.
(기간일석 당오이십석)
그러므로 지혜로운 장수는 적으로부터 식량을 얻는 데 힘쓰니,
적의 식량 한 종은 아군의 스무 종에 해당하고, 사료 한 석도 마찬가지다.
🔎 해설: 보급의 경제학! 멀리서 가져오는 물자는 비용이 몇 배나 됩니다. 적진에서 해결하는 보급은 승리의 지름길입니다.
故殺敵者, 怒也,
(고살적자 노야)
取敵之利者, 貨也.
(취적지리자 화야)
적을 죽이는 것은 분노에서 비롯되지만,
적의 자원을 취하는 것은 실질적인 재물이다.
🔎 해설:감정이 아닌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전쟁의 진짜 목적이라는 메시지입니다.
故車戰, 得車十乘以上, 賞其先得者,
(고차전 득차십승이상 상기선득자)
而更其旌旗,
(이경기정기)
車雜而乘之,
(차잡이승지)
卒善而養之,
(졸선이양지)
是謂勝敵而益强.
시위승적이익강
전차전에서 적의 전차 열 대 이상을 얻으면 먼저 얻은 자에게 상을 주고,
깃발을 바꾸고,
적의 전차를 혼용해 타며,
포로를 잘 대해
군대를 더욱 강하게 한다.
🔎 해설: 적의 자산을 활용하고, 포로를 전력화하는 유연함이 진정한 ‘강함’입니다. 정복보다 ‘활용’이 중요합니다.
故兵貴勝, 不貴久.
( 고병귀승 불귀구)
故知兵之將, 民之司命, 國家安危之主也.
(고지병지장 민지사명 국가안위지주야)
전쟁은 빨리 이기는 것이 귀하며, 오래 끄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전쟁을 아는 장수는 민중의 생사를 책임지고, 국가의 운명을 쥐고 있는 자다.
🔎 해설: 신속한 승리와 지도자의 무게감. 지휘관의 판단 하나로 국가의 운명이 갈립니다.
2. 현대적 적용과 교훈: 지혜로운 장수는 삶에서도 전략가가 된다
1. 비즈니스 전쟁에서의 자원 전략
오늘날 기업은 매 순간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을 두고 경쟁하며, 인재를 확보하고, 예산을 최적화해야 하죠. 이때 중요한 건 단순히 ‘많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투자할지를 아는 것, 그리고 경쟁사의 자원을 흡수하고 활용하는 전략적 사고입니다.
손자가 말했듯, “적에게서 식량을 얻는 것이 스무 배 이익”이라면, 이는 곧 외부 자원을 현명하게 끌어오는 능력, 즉 M&A(인수합병), 오픈 이노베이션, 협업 등의 형태로 구체화됩니다.
이는 창업가나 스타트업, 혹은 대기업 모두가 새겨야 할 전략입니다.
2. 조직 리더십: 감정보다 이성, 처벌보다 전환
손자는 “적을 죽이는 것은 분노이고, 적의 자원을 취하는 것은 재물이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전투 지침이 아닙니다. 감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해법을 찾아라는 메시지이죠.
조직 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를 일으킨 인재를 무조건 배제하기보다는 그들의 역량을 재정비하여 새로운 전력으로 바꾸는 리더십이 진짜 강한 조직을 만듭니다.
이는 성과보다 관계와 재구성에 무게를 두는 경영 철학으로 확장됩니다.
3. 국가의 전략과 지속 가능성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국은 자원 확보, 외교 전략, 안보 문제로 수많은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전투를 오래 끄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승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입니다.
기후 위기, 에너지 전환, 물류 공급망 같은 문제들에서 손자병법의 통찰은 놀라울 만큼 현대적입니다.
‘싸우기 전에 이미 이긴다’는 말은, 정치·경제·문화적 기반이 튼튼한 국가가 외교와 무역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4. 개인의 삶: 감정적 소비 대신 전략적 선택
손자의 말은 우리 개개인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우리는 ‘분노의 소비’, ‘즉흥적 결정’으로 많은 자원을 낭비하곤 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전략가는 감정의 파도 속에서도 이성을 지키고, 자원을 지키며,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갑니다.
예산을 아끼고, 불필요한 관계를 정리하고, 의미 있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일상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입니다.
즉, 현명한 삶은 곧, 전략적인 삶입니다.
▣마무리: 전쟁은 결국 삶의 은유였다
손자는 말합니다.
"병귀승, 불귀구(兵貴勝, 不貴久)" – 전쟁은 승리를 귀하게 여기지, 오래 끄는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이 말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렇게 들립니다.
“삶은 효율과 지혜로 다스려야 한다. 오래 끄는 고민, 소모적인 관계, 끝없는 불안은 결국 우리를 무너뜨릴 뿐이다.”
그렇습니다.
전쟁이든 경영이든 인생이든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떻게 버티느냐’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끝내느냐’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건 무기보다 사람, 보급보다 사기, 이기려는 욕심보다 계산된 판단입니다.
지혜로운 장수는 싸움을 최소화하고, 자원을 아끼며, 사람을 얻습니다.
오늘도 우리가 싸워야 할 ‘전쟁’ 앞에서 손자의 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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