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현대적 해석: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상처 없는 승리’
들어가는 말: 우리는 왜 늘 ‘이기려고’만 할까?
“어떻게든 이겨야 해.”
살아가며 이 말을 몇 번이나 되뇌어본 적이 있나요?
회사에서 경쟁을 이기기 위해, 인간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심지어 일상적인 사소한 논쟁 속에서도 우리는 ‘이기는 것’에 집착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이기는 것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이기느냐'입니다.
혹시 이런 경험은 없으셨나요?
직장에서 프로젝트 경쟁에서 이겼지만 동료와의 관계가 틀어졌던 일.
말싸움에선 이겼지만 결국 마음의 거리만 벌어진 인간관계.
그 순간은 내가 이긴 것처럼 보였지만, 돌아보면 ‘지고 있었던’ 순간들이 말이죠.
오늘 소개할 손자병법 모공편 2의 핵심은 바로 ‘이기되 싸우지 마라’는 철학입니다. 2,500년 전 병법서에서 시작된 이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가 겪는 갈등, 경쟁, 선택의 순간들에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백 번 싸워서 백 번 이기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 아니고,
싸우지 않고도 적을 굴복시킬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이 구절은 손자병법을 대표하는 명언 중 하나입니다.
전쟁에 백 번 나가서 백 번 이기는 것, 듣기에는 가장 이상적인 승리 같지만 손자는 이를 "최선의 전략"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싸움 자체는 인명과 자원의 손실을 동반합니다. 설사 승리를 하더라도 그것은 많은 대가를 치르고 얻은 결과일 뿐, 모든 것을 온전히 지킬 수는 없습니다. 진정한 승리는 싸우지 않고도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 즉 지혜와 전략으로 상대의 의지를 꺾는 것입니다.
이는 군사 전략에만 국한된 말이 아닙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종종 대립과 충돌 속에서 살아갑니다. 회사, 사회, 혹은 개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손자의 말처럼 '직접 충돌'보다 '갈등을 피하면서도 목적을 이루는 방법'이야말로 궁극의 지혜가 아닐까요?
본문: 원문과 해설, 현대적 해석, 교훈
1. 원문과 해설
是故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시고백전백승 비선지선자야)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
(부전이굴인지병 선지선자야)
"그러므로 백 번 싸워서 백 번 이기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 아니며,
싸우지 않고도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가장 훌륭한 전략이다."
이 문장은 손자병법 전체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구절입니다. 단순한 ‘승리’가 아닌, 최소한의 희생으로 최대의 성과를 얻는 법을 말합니다. 여기서 손자는 ‘싸움’ 자체를 지양하며, 지혜와 전략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故上兵伐謨, (고상병벌모)
其次伐交, (기차벌교)
其次伐兵,(기차벌병)
其下攻城(기하공성)
"가장 좋은 전략은 적의 계획을 꺾는 것이며,
그 다음은 동맹을 끊는 것이고,
그 다음이 적의 병력을 공격하는 것이며,
가장 하책은 성을 공격하는 것이다."
손자는 '전쟁의 순서'를 네 단계로 나눕니다.
첫째, 계략(謨)을 치라 - 즉, 상대의 전략과 생각을 꿰뚫어 그것을 무너뜨리라.
둘째, 동맹(交)을 무너뜨리라 - 상대가 의지할 외부의 힘을 제거하라.
셋째, 병력(兵)을 공격하라 - 실제 전투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최대한 아껴야 한다.
넷째, 성을 공격함(攻城)은 가장 마지막, 가장 피해야 할 전략이라 말합니다.
성을 공격하는 것은 가장 많은 피해를 수반합니다. 이는 물리적인 공격만이 아닌,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리는 과격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상황을 통제할 수 없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에 손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단순한 군사 전략뿐만 아니라비즈니스 전략, 인간관계, 리더십, 심지어 SNS 상의 논쟁까지도 적용됩니다.
“최대한 상대를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
바로 이 지혜가 손자병법이 오늘날에도 읽히는 이유입니다.
2. 현대적 해석: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상처 없는 승리’
우리는 종종 “싸워야만 이길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전쟁은 총칼이 아니라 말과 생각, 협상과 이미지, 그리고 관계 속에서 벌어집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직장 내 경쟁
직장에서 프로젝트 A를 두고 팀원 B와 경쟁하게 되었습니다.
B를 누르기 위해 과한 보고서를 제출하고, 약점을 상사에게 암암리에 흘리는 전략으로 결국 프로젝트를 따냈습니다.
그러나 이후 B와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되어, 협업이 필요한 다음 업무에서 큰 지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 단기적으로는 이겼지만 팀워크를 잃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패배’입니다.
■ 가족 간 갈등
부모님과의 가치관 차이로 말다툼이 생겼고, 논리로는 당신이 이겼습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부모님과의 사이가 서먹해졌습니다.
말로는 이겼지만, 마음은 멀어졌습니다.
→ 진정한 승리는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잃지 않는 것’입니다.
3. 교훈: 지혜로운 자는 ‘이기려고 하지 않는다’
‘이기는 사람’보다 중요한 건 ‘잃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것이 바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략의 진수이죠.
- 말을 아껴야 할 때는 침묵하라.
- 협상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 남는 것을 만드는 것이다.
- 때로는 상대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승리다.
손자가 말한 "善之善者"란 곧 지혜로운 평화주의자입니다.
자신의 감정이나 욕심에 휘둘리지 않고, 큰 그림을 보는 사람.
그런 사람이 결국 가장 많은 것을 얻는 법입니다.
마무리: 싸우지 않을 용기, 그것이 진짜 강함이다
살다 보면 우리는 자주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말을 해야 할까? 참아야 할까?
정면돌파를 해야 할까? 돌아가는 길을 택할까?
그때마다 마음 한쪽에선 이렇게 속삭입니다.
“이겨야 해. 지면 안 돼.”
하지만 손자는 우리에게 조용히 다른 길을 제안합니다.
“지지 않는 것, 그것이 곧 승리다.”
여기서 말하는 ‘지지 않는 것’은 단지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마음을 잃지 않는 것, 관계를 잃지 않는 것, 자신을 잃지 않는 것.
이 모든 것을 포함한 진짜 지혜로운 승리를 말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늘 너무 많은 전쟁을 벌이며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회사에서의 경쟁, 가족과의 갈등, 친구와의 오해, 연인과의 거리감.
그 속에서 무언가를 이기고 나면 마음이 허전했던 적, 다들 있으시죠?
싸워서 이긴 승리는 단기적인 결과일 뿐입니다.
진정한 강자는, 갈등이 시작되기도 전에 평화를 만들 줄 아는 사람입니다.
말 한마디로 상대의 마음을 풀 수 있고, 침묵 하나로 다툼을 멈출 수 있으며, 때론 웃음 한 번으로 긴장을 풀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손자가 말한 ‘최고의 전략가’입니다.
우리는 전장에서 살고 있진 않지만, 마음의 전쟁터에서 매일 전투 중입니다.
그렇기에 이 고전의 지혜는 더 이상 옛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삶의 기술이자, 모든 인간관계에 통하는 마음의 병법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하루 속에도 손자의 말이 떠오르길 바랍니다.
“이길 수는 있지만, 싸우지 않아도 된다면?”
“이기고 싶은 마음보다, 지키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면?”
그 순간, 여러분은 이미 지혜로운 승자의 길 위에 서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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