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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명심보감 정기편 6] 청렴하고 절제된 삶에서 복이 자란다

by 문자의 숲 2025. 5. 30.
목차

▣ 들어가는 말: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가의 질문


▣ 본문


▣ 마무리

[명심보감 정기편 6] 청렴하고 절제된 삶에서 복이 자란다
청렴하고 절제된 삶에서 복이 자란다


▣ 들어가는 말: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가의 질문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더 가지라고, 더 높이 오르라고, 더 많이 누리라고.
그러나 정작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사람은 드뭅니다. 어느 날 문득, 나는 열심히 달려왔는데 왜 이토록 허무한가, 나는 필요한 것을 다 가졌는데 왜 마음은 텅 비어 있는가, 자문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럴 때, 고전은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우리를 조용히 붙잡아줍니다.
『명심보감』 정기편 6장은 우리의 눈과 귀, 마음과 손발을 어디로 향하게 해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가르침입니다. 이 글에는 단순한 윤리나 도덕을 넘어 인간의 본성과 운명, 복과 화의 근원을 꿰뚫는 통찰이 있습니다.

복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덕은 어떻게 자라나는가? 우리가 피해야 할 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 모든 질문의 시작은 하나입니다. “나는 내 마음을 지키고 있는가?”

현대 사회는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를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진짜 복은 외적인 성공이 아니라, 내면의 질서와 절제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살아갑니다.
자기를 다스릴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자유를 얻습니다. 자기를 경계할 줄 아는 사람만이 흐트러지지 않은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 우리는 다시 고전을 펼칩니다. 오래된 문장 속에서 여전히 살아 있는 지혜를 꺼내어, 오늘의 나를 더 깊이 돌아보고 내일의 나를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지켜야 할 나’에 대한 책임과 성찰이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 본문

1. 원문과 해석 – 복은 검소함에서, 화는 욕심에서 비롯된다

紫虛元君誠諭心文曰,
저허원군성유심문왈,
福生於淸儉, 德生於卑退,
복생어청검, 덕생어비퇴
道生於安靜, 命生於和暢,

도생어안정, 명생어화창,
患生於多慾, 禍生於多貪,
환생어다욕, 화생어다탐,
過生於輕慢, 罪生於不仁.
과생어경만, 죄생어불인

《자허원군 ‘성유심문'》에 이르기를,
복은 깨끗하고 검소한 데서 생기고,
덕은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데서 생기며,

도는 편안하고 고요한 가운데서 생기고,
생명은 화평하고 명랑한데서 생긴다.

근심은 욕심이 많은데서 생기고,
재앙은 탐욕에서 비롯되며,

과실은 경솔하고 교만한데서 생기고,
죄는 어질지 못한 데서 생기느니라.
莫看他非, 戒莫談他短,
계안막간타비, 계구막담타단,
莫自貪嗔, 戒莫隨惡伴.
계심막자탐진, 계신막수악반.

눈을 경계하여 남의 허물을 보지 말고,
입을 경계하여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며,
마음을 경계하여 탐욕과 분노를 품지 말고,
몸을 경계하여 나쁜 친구를 따르지 말라.
無益之言莫妄爲,
무익지언막망위,
不干己事莫妄爲.
불간기사막망위.

쓸데없는 말은 함부로 하지 말고,
자신과 관련 없는 일에 함부로 개입하지 말라.
尊君王,孝父母,
존군왕, 효부모,
敬尊長,奉有德,
경존장, 봉유덕,
別賢愚,恕無識.
별현우, 노무식

임금을 받들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어른을 공경하고 덕이 있는 이를 섬기며,
현명한 자와 어리석은 자를 구별하고 무지한 자는 용서하라.
物順來而勿拒, 物旣去而勿追.
물순래이물거, 물기거이물추.
身未遇而勿望, 事已過而勿思.

신미우이물망, 물이과이물사

일이 순조롭게 오면 막지 말고,
일이 이미 떠났으면 쫓지 말라.
내 몸이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해도 바라지 말고,
이미 지나간 일은 집착하지 말라.
聰明多暗昧, 計失便宜,
총명다음매, 산계실편의,
損人終自失, 依勢禍相隨,

손인종자실, 의세화상수.

총명한 사람도 어두운 때가 많고,
계산을 잘해도 결국 손해를 볼 수 있으며,
남을 해치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고,
권세를 좇으면 재앙이 따르느니라.
戒之在心, 守之在氣.
계지재심, 수지재기.

경계함은 마음에 있고,
지킴은 기운에 있다.
爲不節而亡家, 因不廉而失位.
위불절이망가, 인불렴이실위.

절약하지 못하면 집안을 망치고,
청렴하지 못하면 지위를 잃느니라.
勸君自警於平生, 可歎可警而可畏.
권군자경어평생, 가탄가경이가외.

그대에게 권하여 스스로 평생을 경계하게 하노니,
탄식할 만하고, 놀랄 만하고, 두려워할 만하니라.
上臨之以天鑑, 下察之以地祇,
상임지이천감, 하찰지이지기,
明有王法相繼, 暗有鬼神相隨,

 명유왕법상계, 암유귀신상수

위로는 하늘의 거울이 살피고,
아래로는 땅의 신이 지켜본다.
밝은 곳엔 왕법이 서로 이어져 있고,
어두운 곳에는 귀신이 서로 따르고 있느니라.
惟正可守, 心不可欺, 戒之戒之.
유정기수, 심불가기, 계지계지.

오직 바른 것을 지킬 것이요,
마음을 속이지 말 것이니,
경계하고 경계하라.

2. 현대적 해설 – [현대의 자기수양] 욕망과 무심함 사이, 삶의 균형을 찾는 고전의 교훈

이 구절은 단순한 도덕적 가르침이 아닙니다. 삶의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한 '경계의 언어'입니다. 청렴함이 복을 부르고, 검소함이 운을 지킨다는 말은, 물질과 감정에 쉽게 휘둘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현대인은 수많은 선택 속에서 과잉 정보, 과잉 자극, 과잉 욕망에 시달립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기를 돌아보는 절제와 마음의 정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타인을 판단하거나 비교하는 대신 자신의 중심을 지키는 태도, 말의 무게를 알고 함부로 나서지 않는 자제력은 삶의 품격을 결정짓는 핵심 덕목이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메시지는 하나 더 있습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억지로 끌어오지 말라.”
이것은 고전이 우리에게 전하는 놀라운 통찰이며, 마음챙김(mindfulness)의 고대적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실천 방법과 사례 – [생활 속 수양법] 복을 부르는 검소함과 마음 지키기 실천법

■ 절제의 기록 남기기

매주 한 번 '과소비 리스트'를 작성하고 검소하게 지낸 하루를 체크해보세요. 청렴함은 기록에서 시작됩니다.

‘판단하지 않기’ 하루 훈련

하루 동안 타인에 대한 평가나 불필요한 언급을 삼가는 ‘침묵 훈련’을 해보세요. 스스로 놀라운 평안을 경험하게 됩니다.

감정 비움 일기 쓰기

매일 저녁, 오늘 느꼈던 분노와 욕심을 적고 다시 읽어보세요. 마음을 글로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탐욕이 수그러듭니다.

과거와 미래에서 벗어나는 훈련

“이미 지나간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문장을 벽에 붙여두고, 순간의 선택에 집중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매일 1분, 내 마음 경계하기

눈을 감고 "나는 지금 무엇을 바라보고, 어떤 말과 감정을 품고 있는가"를 스스로 묻는 시간은 수양의 첫걸음입니다.


▣ 마무리 

“내 안의 질서를 세우는 것, 그것이 곧 삶을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우리의 삶은 바깥이 아닌, 안에서 무너지고, 안에서 다시 일어섭니다.
화는 남이 아니라 내 욕심에서 시작되고, 불행은 상황이 아니라 내 선택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명심보감』은 언제나 ‘자기 안을 돌아보라’고 말합니다. 타인을 바꾸는 것보다,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자기 자신을 지키는 일일 것입니다.

삶이 어지럽고 흔들릴수록, 우리는 ‘더’에 집중하기보다 ‘덜’에 집중해야 합니다. 더 가지려는 마음을 덜어내고, 더 말하려는 입을 다스리고, 더 바라보려는 눈을 감는 것. 그 덜어냄 속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비로소 보입니다.
검소함은 결핍이 아니라 선택이고, 절제는 억제가 아니라 해방입니다. 이것을 아는 사람만이 복을 불러오고 덕을 키우며, 진정한 도(道)를 따르게 됩니다.

고전은 늘 같은 메시지를 반복합니다. “경계하라, 그리고 지켜라.”
그 단순한 문장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아는 사람에게, 『명심보감』은 때때로 친구가 되고, 스승이 되고, 거울이 됩니다.

오늘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이미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삶의 방향은 이미 조금 달라졌습니다.
마음을 지키는 법을 아는 사람은 결국 인생의 모든 것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향한 경계는 결코 작은 시작이 아닙니다. 그것은 운명을 바꾸는 가장 위대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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