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들어가는 말: 요즘 나를 돌본 적 있나요?
지친 하루가 끝나고 문득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나는 오늘도 나를 너무 방치하고 있지 않았나?”
마음을 쥐어짜며 일하고, 쉬는 순간에도 머릿속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감정은 끝없이 소모되며, 몸은 늘 피곤하다는 신호를 보내는데도 우리는 그냥 버팁니다.
언제부턴가 나를 돌보는 일보다 일을 해내는 게 더 중요해졌고, 감정은 다룰 게 아니라 억누르는 게 되었으며, 건강은 이상이 생겨야 돌아보는 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그렇게 애써 해내려는 일들, 유지하려는 관계들, 지켜내려는 삶의 모양들은 과연 지치고 고장 난 나로는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요?
고전의 문장은 소리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조용히, 꾸준히 우리 삶의 본질을 일깨웁니다.
오늘 함께 읽게 될 명심보감 정기편 3장의 문장들 역시 그렇습니다.
그 안에는 기교나 꾸밈없는 삶의 원리가 담겨 있고, 지나침 없는 절제와 고요한 마음의 자세, 그리고 오늘을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실천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지금 내 삶의 리듬을 다시 느껴보고,
오래된 문장 속에서 지금 이 순간을 회복하는 지혜를 발견해 보길 바랍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더 많이 지쳐 있고, 그렇기에 생각보다 더 간절히 ‘내면의 회복’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 본문
1. 원문과 해석
孫眞人養生銘云,
손진인양생명운,
怒甚偏傷氣, 思多太損神.
노심편상기, 사다태손신.
神疲心易役, 氣弱病相因.
신피심이역, 기약병상인.
勿使悲歡極, 當令飮食均,
물사비환극, 당령음식균,
再三防夜醉, 第一戒晨嗔.
재삼방야취, 제일계신진
《손진인의 양생명》에 이르기를,
성냄이 심하면 기(氣)를 해치고,
생각이 많으면 정신을 크게 해친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이 쉽게 끌려 다니고,
기(氣)가 약하면 병이 잇달아 생긴다.
슬픔과 기쁨이 극에 달하지 않게 하고,
음식을 고르게 하여야 하며,
밤에 술에 취하지 않도록 삼가고,
특히 새벽에 성내는 것을 경계하라.
景行錄曰,
경행록왈,
食淡精神爽, 心淸夢寐安.
식담정신상, 심청몽매안
《경행록》에 이르기를,
담백한 음식을 먹으면 정신이 상쾌하고,
맑은 것을 보면 꿈자리도 평안해진다.
定心應物,
정심응물,
雖不讀書, 可以爲有德君子.
수불독서, 가이위유덕군자.
마음을 가라앉히고 세상일에 잘 대응하면,
비록 책을 읽지 않았어도 덕이 있는 군자라 할 수 있다.
近思錄云,
근사록운,
懲忿如救火, 窒慾如防水.
징분여구화, 질욕여방수.《근사록》에 이르기를,
분노를 다스리기를 불을 끄듯 하고,
욕심 막기를 큰 물을 막듯 하라.
夷堅志云,
이견지운,
避色如避讐, 避風如避箭,
피색여피수, 피풍여피전,
莫喫空心茶, 少食中夜飯.
막끽공심차, 소식중야반《이견지》에 이르기를,
여색(女色) 피하기를 원수 피하듯이 하고,
바람 피하기를 화살을 피하듯이 하며,
빈 속에 차를 마시지 말고,
한밤중의 식사는 적게 하라.
荀子曰,
순자왈,
無用之辯, 不急之察, 棄而勿治.
무용지변, 불급지찰, 기이물치.
순자가 말하길,
쓸데없는 말과 급하지 않은 일은
과감히 버리고 다루지 마라.
2. 현대적 해설: 지금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균형
요즘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탑니다.
회사에서는 참고, 집에서는 억누르고, SNS에서는 웃지만 속으로는 지쳐 있죠.
생각은 멈추지 않고, 스트레스는 쌓여가고, 어느 순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만큼 무기력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마음이 먼저 무너지고, 몸이 따라 아프기 시작합니다.
고전은 그것을 정확히 꿰뚫고 있습니다.
“화는 기를 해치고, 생각은 정신을 손상시킨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은 쉽게 끌려 다니고,
기가 약하면 병이 따라온다.”
요즘 말로 바꾸면 이렇습니다.
과도한 감정과 과한 사고는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그 결과로 집중력, 면역력, 회복력이 모두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의식적으로 조절하고, 나를 돌보는 시간을 만들지 않으면 어느새 일상 전체가 감정에 휘둘리게 됩니다.
또한 음식과 수면, 자극에 대한 태도 역시 현대인의 건강에 있어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음식을 담백하게 먹으면 정신이 상쾌하고,
맑은 것을 보면 꿈자리가 편하다.”
우리는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고, 자극적인 영상과 정보를 끊임없이 소비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뇌는 쉬지 못하고, 신경계는 과흥분 상태를 유지하게 되죠.
결국 정신이 흐릿해지고, 숙면은 멀어집니다.
고전이 강조한 ‘담백함’과 ‘맑음’은 단순히 음식의 맛과 시각적인 자극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의 밀도를 낮추고 깊이를 되찾으라는 메시지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구절 중 하나는 이것입니다.
“비록 책을 읽지 않아도
마음을 잘 다스리는 이는 덕이 있는 사람이다.”
지식과 정보는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지식보다 더 중요한 건 마음을 정리하고, 상황에 지혜롭게 대응할 줄 아는 태도입니다.
명문대를 나와도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면 관계는 무너지고, 커리어가 빛나도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삶은 텅 비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욕망과 분노에 대한 고전의 경고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도 유효합니다.
“분노는 불처럼 끄고,
욕망은 물처럼 막아야 한다.”
이것은 억압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감정이 올라올 때, 욕망이 생겨날 때, 그것을 '의식적으로 바라보고 조절하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 힘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지만 매일의 작은 연습으로 조금씩 자라납니다.
3. 실천 방법과 사례: 고전에서 배우는 오늘의 루틴
- 아침을 차분하게 시작하기
스마트폰 대신 명상이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세요. 고전은 새벽의 감정이 하루를 좌우한다고 봤습니다. - 음식은 ‘절제’와 ‘균형’이 핵심
식사는 가볍고 일정하게, 과식을 피하고 늦은 밤 음식은 피하는 습관을 길러보세요. - 감정은 깊이 들여다보고 흘려보내기
화가 날 때는 ‘불 끄듯’ 대응하고, 욕망이 치밀 때는 ‘물 막듯’ 멈춰보세요. 하루 5분 감정 일기를 통해 감정을 객관화하면 효과적입니다. - 불필요한 자극 줄이기
SNS, 유튜브, 지나친 정보 탐색은 ‘쓸데없는 고찰’ 일 수 있습니다. 집중을 흐리고, 기를 소모하게 만듭니다.
명언 한 문장씩 읽기 루틴
하루 한 구절을 읽고 묵상하며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떠올려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삶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 마무리: 조용한 회복은 일상의 틈에서 시작된다
우리 대부분은 바쁩니다.
정신없이 일하고, 끝도 없이 생각하고, 감정을 억제한 채 버텨냅니다.
그러다 어느 날 몸이 아프고, 마음이 무너지고, 삶이 무거워졌을 때에야 멈추고 묻게 됩니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고전은 그 질문에 오래전부터 대답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먹고, 어떻게 자고, 어떤 감정을 품고, 어떻게 욕망을 다스려야 하는가.
이 단순하고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지혜가 바로 명심보감 정기편 3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글을 다 읽고 난 지금, 우리는 알게 됩니다.
삶을 바꾸는 건 거대한 목표나 급진적인 변화가 아니라는 것을요.
한 끼를 담백하게 먹고, 아침에 마음을 정리하고, 밤에는 분노를 내려놓는 일.
그 작은 선택이 모여 나를 돌보는 힘이 됩니다.
그렇게 조용한 회복이 시작됩니다.
지금 이 순간 내 안의 기운이 흐트러져 있지는 않은지, 감정이 고갈되어 있지는 않은지, 삶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지는 않은지…
잠시 돌아보세요.
그리고 오늘부터, 아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이 순간부터라도 내 삶의 리듬을 조금씩 되돌려보세요.
고요한 변화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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